모니터 속에서 웃고 있는 최애를 직접 만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는 반 진심 반 농담조의 큰소리는 비단 필자만의 화제는 아닐 터이다. 매일 화면을 끼고 마주하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 손에 넣고 싶다. 불가능한 일이었다면 침만 삼키고 말 텐데, 이게 또 피 같은 금전과 외국어의 벽만 넘어서기만 하면 된다니 쉽게 마음이 동하고야 마는 것이다.

세상이 최애캐의 현실강림을 원하는 덕후에게 우레탄과 플라스틱을 내리사, 이들이 조형사의 금손을 거쳐 최애의 모습으로 덕후의 지갑을 열었다. 착한 가격에 귀여운 사이즈의 혜자로움을 동반하였으니 굿스마가 이에 감동하여 그 이름을 ‘넨도로이드’라 지었다 카더라는 이야기를 이전에 했었는데 혹 읽어보신 분이 있으신지 모르겠다.

이전 기사에서 넨도로이드(이하 넨도)가 이러하고 저러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면, 오늘은 조금 더 깊은 영역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넨도 귀여운 거 알고 좋은 거 아는데 내 최애는 없다! 원래 사이즈도 충분히 귀엽지만 조금 더 욕심 내서 최애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다! 생각했다면 바로 찾아오셨다.

없으면 개조하자! 만들자! 합체시키자! 최애캐랑 입체적으로 행복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넨도로이드로 시도할 수 있는 세가지 난이도의 개조법을 소개한다.

 

난이도 下, 타 파츠와의 호환

이것만 준비하면 OK (출처 : 구글 검색)

이전에도 한 번 소개했던 다른 넨도로이드 파츠와의 호환은 가장 쉬운 개조법 중 하나이다. 실은 개조라고 할 것도 없다. 그도 그런 것이 내 최애와 가장 비슷한 파츠를 구해 적절히 조합하면 되기 때문이다.

전문 기술이나 사전 지식도 딱히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장 가성비가 좋은 최애캐와 가장 비슷한 얼굴의 넨도를 고른 뒤 중고 거래 등으로 헤드 파츠를 구해 교체하는 루트를 추천한다. 넨도로이드 개조가 넓게 퍼지면서 파츠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중고장터도 생겼다. 관심은 있었지만 바다 같이 넓은 넨도 판에서 어떤 곳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면 자투리 시간에 들여다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타 파츠의 호환은 조립이나 모양에 손을 대지 않는 간단한 방법이니만큼 현실적인 단점이 이곳저곳에 도사리고 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파츠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 손을 대지 않으니 파츠를 구할 때까지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 최애캐의 비주얼에 따라 금액이 상당히 깨질지도 모른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로는 기껏 구해놔도 어디까지나 보완하여 제작하였다는 단점이 있기에, 이 방법은 개인적인 시간을 쏟기 힘들거나 개조라는 단어가 선뜻 내키지 않을 때 시도해보면 좋겠다. 물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모형 재료인 ‘퍼티’를 사용한 개조법이 있다. 이는 난이도는 물론 시간과 제작 기술까지 요구하기에 하단에서 더욱 자세히 다루려 한다.

 

난이도 中, 오비츠로이드

가동성, 신장, 의상호환을 고려하여 선택하자 (출처 : 오비츠/코토부키야 홈페이지)

어찌어찌 비슷한 헤드와 헤어까지는 구해서 구색은 잘 맞추었다고는 해도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있는 최애라니 싱크로율 100%를 추구하는 덕후의 마음에 찰 리가 없다. 넨도의 바디는 탈착 가능한 방식이 아니기에 이 부분은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미 최애 넨도를 가지고 있는 덕후라 하여도 우리 예쁜이가 다양한 옷을 입고 다양한 포즈를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파츠의 가짓수에 따라 제약이 있는 넨도의 바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개조법이 있다! 가동성도 늘 뿐 아니라 천 옷을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떤 옷이라도 입힐 수 있다는 극강의 장점을 지닌 개조법, 오비츠로이드 개조를 소개한다.

최애를 탐하며 넨도를 알아 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오비츠로이드라는 단어는 무척 익숙할 것이다. 오비츠로이드로 개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비츠 11 바디’ ‘큐포쉬 바디’를 구해야 한다. 보통 보들보들하고 경도가 높은 우레탄으로 제작되는 넨도와는 달리, 흔히 말하는 바비나 미미 인형처럼 매끈매끈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바디이다. 원래는 넨도 전용의 바디가 아니나 강철의 덕후술사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바디 개조법이 개발되어 널리 퍼져있다.

이 개조법을 쉽게 설명하자면 넨도의 헤드 파츠를 헤드와 호환 될 수 있도록 개조한 오비츠 바디에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오비츠 바디의 목 부분을 개조하는 부분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크게 바디의 목 부분을 갈아내고 헤드 파츠와 연결해주거나 일명 ‘오비 구’라고 부르는 추가 부품을 사용하는 방법, 종이로 간단하게 연결 부분을 만드는 방법, 면봉으로 목파츠를 만드는 방법 등이 있으니 참고하자.

치비큥 헤드에 큐포쉬 바디를 붙여 개조한 모습.

오비츠 11 바디나 큐포쉬 바디에 맞는 의상의 경우,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들기에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비슷한 크기의 인형 옷을 갈취(!)해서 입히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오비츠로이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비츠 의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형 의상 샵이 많이 생겼으며, 기성품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 의뢰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퀄리티의 최애 덕질이 가능하게 됐다. 예쁜 옷을 입은 최애를 감상하며 풍족한 오비츠로이드 라이프를 즐기시길 바란다.

 

난이도 上, 퍼티 커스텀

퍼티 커스텀 필수 준비물!(출처 : 구글 검색)

가장 복잡하지만 시간과 비용, 각오와 수고만 있다면 최애캐 싱크로율 100%를 가뿐히 뛰어넘는 넨도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퍼티 커스텀이다. 개조하려는 파츠에 가장 손을 많이 대는 방법이자 가장 최애에 흡사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최고 난이도 커스텀이 아닐까 싶다.

퍼티는 프라모델 혹은 피규어 등의 재료를 다루는 인터넷 샵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조형용 퍼티로는 ‘타미야’사의 ‘에폭시 퍼티’ 시리즈를 추천한다. 포털 사이트에 타미야 퍼티를 검색하면 종류가 굉장히 많이 뜬다. 걱정 말고 일단은 퀵(속경화) 타입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두 재료를 섞어 반죽하면 처음에는 고무찰흙 같은 느낌이 나며, 어느정도 모양을 잡고 방치하면 따로 열을 가하거나 말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굳는다.

개조하고자 하는 파츠에 칼을 대어(!) 내고자 하는 모양대로 쳐 낸 뒤, 퍼티를 붙이고 굳힌 뒤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모양을 만들어 낸 뒤에는 사포질을 한 뒤 표면을 정리해주는 ‘서페이서(대체로 회색 사용)’를 뿌린다. 표면 정리가 된 파츠에 에나멜이나 도료로 도색을 하면 개조 완료이다.

간단하게 써두기는 했지만 공정마다 손도 많이 가고 사포, 칼 같은 공구나 퍼티나 서페이서 등의 화학물질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제일 개조가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 싼 편도 아닌 파츠에 칼질을 마구 해야 한다는 부분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강조했다시피 넨도로이드의 느낌을 살리며, 혹은 세상에 없는 최애의 오리지널 부품으로 싱크로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은 어떤 개조방법보다 매력적이기에 한 번 도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최근에는 제작이 여의치 않은 덕후들을 위한 개조 커미션도 존재하기에 자금만 충분하다면 의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애를 생각하는 필자와 독자님들의 모습(출처 : 구글 검색)

덕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최애의 형상을 가지고 싶어서 넨도를 들이고, 조금 더 비슷한 모양새로 개조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구체관절인형을 구매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한 두 푼 하던 것이 어느새 할부가 되고 개조하고 옷 입힌답시고 일을 벌여두면 어느새 손은 걸레짝이 된다. 그럼에도 손 닿는 곳에 최애가 있고 눈 닿는 곳에서 웃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떤 고난과 고충이라도 기꺼이 감내해 버리는 종이 바로 우리 덕후이다.

조금씩 모아서 들여와도 좋다. 없다면 만들어도 좋다. 조금 더 귀여운 모습을 탐해도 좋으니, 최애가 고픈 당신 마음 한 구석에 작은 천사들을 들여보기를 권한다. 힘들고 빡빡한 일상이 풍요로운 삶을 위협할지라도 내 손으로, 내 노력으로 더욱 사랑스러워진 최애 넨도 하나만 있다면 작은 덕후는 천하무적이기에!